지난 2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또 한 명의 근로자가 주검이 되어 돌아왔다. 이 공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2007년 이후 36명에 달한다.
이날 사고로 숨진 외주업체 근로자 이모(50)씨는 오후 5시 20분경 동료 3명과 함께 컨베이어벨트의 고무를 교체하던 중 공구를 가지러 갔다가 다른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사고현장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으며,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원인규명에 나섰다.
당진제철소에서는 2013년에도 전로(轉爐) 보수공사 중 열려있는 밸브로 새어나온 아르곤 가스로 5명이 질식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2016년 11월 28일 컨베이어벨트 라인에서 외주업체 소속 근로자 A씨가 설비에 끼여 숨졌으며, 일주일 뒤인 12월 5일에도 열연공장에서 기중기 조종사 B씨가 크레인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랐다.
2017년 12월에는 제철소 내 열연공장에서 한 근로자가 설비에 몸이 끼여 숨지는 등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는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고가 잇따르자 현대제철은 안전 전담인력을 확충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지만, 노동계는 반복되는 사고에 대한 근본적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노동계는 이 공장이 정비와 보수 등 수주 단가를 낮추려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독촉한 것이 안전사고를 유발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이 사고와 관련해,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컨베이어벨트는 철광석을 실은 배의 부두 정박료를 낮추기 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돌아가고, 컨베이어벨트 주변은 분진과 소음으로 가득하다"는 노동자들의 증언을 전하면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악명높은 공장"이라고 비판했다.
김승용 기자 safe@119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