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달아 2차례 유증기 유출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 대산공장이 소방당국에 늑장신고와 거짓보고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정부가 특별근로감독 및 유관기관 합동조사에 착수했다.
최초 서산시가 사고 상황을 인지한 것이 한화토탈의 보고에 의해서가 아닌 시민 제보 및 SNS 등을 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피해자 가족 및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1시 45분경 한화토탈 공장 내 스틸렌모노머 공정 옥외 탱크 상부에서 유증기가 최초 목격된 뒤 두 시간가량 분출이 계속됐지만, 한화토탈 측은 관할 소방서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
또한 이날 낮 12시 22분경 정문에 있던 노조원이 "공장에서 냄새가 난다”며 119에 신고하면서 소방본부 상황실은 사측에 이상 유무를 문의했지만 “특이사항이 없다”고 거짓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물질관리법 제43조 제2항은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자는 즉시 관할 지방자치단체, 지방환경관서, 국가경찰관서, 소방관서 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음날인 18일에도 유증기 유출사고가 잇따랐지만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한화토탈측 보고가 아닌 시민의 제보 전화를 받고 소방당국이 현장 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도가 유증기 대량 유출 사고가 발생한 한화토탈에 대해 각종 법률 위반 여부를 조사한다.
27일 충남도 소방본부는 서산 한화토탈 대산공장을 현장 방문해 119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과 위험물안전관리법을 위반한 혐의 4건(위험물 저장 취급 중요 기준 위반, 위험물 안전관리자 보조자 책무 위반, 위험물 품명 변경 신고 위반 등)에 대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위험물 취급에 관한 안전관리 감독을 철저히 했는지, 불티 등 고온이나 과열을 피해야 하는 제4류 위험물 저장이 적절했는지 등에 대해서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특별근로감독 조사단 20여명은 2주 동안 유증기 사고가 난 공정과 인력 운동 등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
환경부, 충청남도, 서산시 등이 참여하는 합동 조사단은 현장 조사에 착수, 사고 원인과 늑장 신고 여부 등을 조사하며 유증기 유해성을 판별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 17일과 18일 사고로 유출된 스틸렌모노머는 합성수지의 원료로 쓰이는 인화성 액체 물질로 흡입시 구토나 어지럼증 등 증상이 나타난다. 이 사고로 이 공장 근로자와 시민 등 600여명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23일 오전 기준 1천700여명의 주민들이 의료기관을 찾아 건강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용 기자 safe@119new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