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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기계직 3급 직원인 A씨가 하도급 업체의 현장 소장들에게 업무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고압적인 갑질을 한 것으로 드러나 대중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LH공사 직원 A(43)씨는 50~60대인 아버지뻘 현장소장들에게 “늦으면 초당 1000원”, “현장퇴출자 1호로 선정”, “집합 라잇나우” 등 사회 도덕적 관념에서 벗어난 갑질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A씨는 비행기 시간이 촉박한 현장직원에게 “2시에 얼굴보고 가시삼, 기다리삼”이라고 메시지를 보냈으며, 집합시간을 물어보는 현장직원에게 “혼자 집합하세요, 억울하시면 계약특수조건 보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또 우수기능인으로 선정된 현장직원에게는 “상금 50만 냥, 20만원어치만 쏘세요”라고 강압적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수시로 하도급 업체 직원들에게 회식비용을 떠넘겼으며, 공사현장(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1시간 이상 떨어진 본인 자택(경남 김해시) 인근으로 회식장소를 지정하는 등 갑질을 일삼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하도급 업체가 부담한 비용은 총 50여만 원으로, 6번의 회식 중 5번은 업체 3곳이 번갈아 가며 부담했다.
LH 공사의 '취업규칙' 7조에는 "직원은 직접·간접을 불문하고 어떠한 명목으로든지 公社와 이해가 수반되는 제반계약을 체결하는 사람 등으로부터 향응 등을 받지 못한다"고 규정돼 있어, 하도급 업체 직원들에게 일종의 향응을 수수한 A씨는 해당 취업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LH공사의 내부 감사에 규칙 위반행위가 적발된 A씨는 "현장에서 직원들 간의 유대관계가 중요하다보니 편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장난스럽게 농담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LH는 "감독원으로서 연장자인 현장직원들과의 언행에 더욱 주의했어야 하며, 우수기능인으로 선정된 현장소장에게 식사를 요구한 후 실제 모임을 추진하려 한 사실 등을 감안하면 A씨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LH측은 “당사자를 현장 감독에서 배제하고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외부 인사를 초빙해 다양한 시각으로 감찰 및 감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석준 의원(자유한국당)에게 LH공사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LH의 ‘갑질문화’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54%가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응답자의 26.4%는 갑질을 당한 것을 보거나 갑질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하도급법'과 '대규모유통업법' 등 2개의 법률위반 행위를 대상으로 하는 '익명제보센터'의 신고접수 건수는 2015년 312건, 2016년 316건, 2017년 766년, 올해는 7월까지 718건으로, 지난해부터 특히 신고건수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형별 신고내용으로는 하도급 관련 제보 건수가 1천563건으로 74%를 차지해 하도급 업종에 대한 불공정거래행위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훈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LH공사 직원의 갑질에 대해 "40대의 관리자가 70대에 가까운 현장 직원을 향해 보였던 행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철저한 단속과 이에 상응한 처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쉽게 고쳐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상권 기자 safe@119news.net
